2013년 12월 14일 토요일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

한의약의 격언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頭無冷痛(두무냉통) 머리는 서늘하게 하여 아픈 경우가 없고
腹無熱痛(복무열통) 배는 따뜻하게 하여 아픈 경우가 없다.
 
아랫배가 따뜻하면 좋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렇다.
 
어떻게 할 것인가?
 
따뜻한 찜질기로 찜질을 하는 것은 어떨까?
아픈데 파스 붙이는 것과 같다. 피부만 안상하면 본전이다. 피부로부터 2센티 깊이로 열을 전달하기조차도 힘들며, 지속시간이 짧다. 밤새도록 찜질기를 끌어안고 있는 것은 내 몸에 원래 깃들어 있는 생기를 없애 버리는 자해 행위이다.
 
복부 마사지는 어떨까?
마찰열뿐만 아니라 뱃속의 근육을 강제로 움직여 발생하는 열까지 더해져 상당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지속시간이 짧다. 해 줄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으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할머니 손은 약손이지만 필요할 때 우리 곁에 없는 경우가 많다.
 
온도가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은 어떨까?
별로 좋지 못하다. 기껏 위장까지일 뿐이다. 그리고 상시로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은 식도와 위장관의 점막을 훼손하여 위염과 위궤양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위암과 식도암의 주요한 유인이 된다.
 
성질이 따뜻한 음식(후추, 산초, 정향, 마늘 등 각종향신료)이나 한약(오수유, 육계 등의 한약재가 들어가 조제된 한약)을 먹는 것은 어떨까?
상당히 좋다고 본다. 너무 과민한 체질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먹지만 않는다면 지속적인 식생활을 통해 적절하게 배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면역력도 올릴 수 있고, 식도락의 즐거움으로 기분도 좋게 만들 수 있다. 한약은 음식이 할 수 없는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은 어떨까?
무척 좋다. 복부와 하복부의 근육들을 단련시키는 것은 해당부위의 지방을 소모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체액의 정체를 해소하고 임파순환을 촉진하여 면역력을 올리는 등 이로움이 많다. 하지만 매일 매일 해 나가기엔 우리 삶의 여러 여건이 그리 녹녹치 않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운동이라고 하는 것들이 몇 가지 것을 제외하고는 복부 이외의 곳에 너무 치중되어 진행되고, 운동이라고 하기보다는 가혹행위의 범주에 포함 되어야 할 정도의 운동이 운동에 입문하는 수준으로 치부되는 상황이라 운동이 좋다고 말하기가 꺼려진다.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로울 수 없을 것이다. 매일 두 시간씩 걷는 운동을 1년 동안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고야 말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눈에 갈무리한 사람의 배가 보드랍고 따뜻할 것 같지는 않다.
 
복식호흡은 어떨까?
제일 좋다. 돈 안 들고,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며, 타인의 도움도 필요 없다. 복강 내외의 모든 장기에 움직임을 주어 원활하게 활동하게 하고, 체액의 순환을 도모하고, 내장지방을 태워 없애며, 호흡을 통한 심리적 안정도 도모 할 수 있다. 이러저러한 수련법이 많이 있지만 기본적인 복식호흡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허무한 것을 쫒고 맹랑한 것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만 않으면 된다.
 
족욕은 어떨까?
나쁘진 않다. 하루에 한 번 정도 10분 동안 발목까지를 뜨거운 물에 담가 놓는 족욕은 전신의 혈액순환에 좋다.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으며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으나 매일 잠자기 전에 규칙적으로 꾸준히 시행한다면 매우 좋을 것이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꾸준히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신욕은 어떨까?
나쁘다. 시간과 장소에 너무 크게 구애를 받을 뿐 아니라, 체력을 너무 많이 소진한다. 할 때는 기분이 좋지만, 하고 나서는 오히려 본래 가지고 있던 자체적인 순환능력을 떨어뜨려 버린다. 족욕이 자극을 주어 공부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반신욕은 매를 들이대며 공부를 시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매를 들이대는 사람이 없어지면 어찌될 것인가?
 
사우나는 어떨까?
죽을라고 용쓰는 일이다. 5분 이상 하는 것은 자해 행위다. '사우나중독'이라는 단어가 왜 생겼겠는가? 북유럽에 살면서 그 환경에서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방식으로 할 짓이다. 21세기에 할 일이 아니다. 배를 차갑게 만드는 일로서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
 
Sex는 어떨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만 남녀 모두 충분히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대부분의 남성은 "사정=오르가즘"이라는 공식이 적용되기에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여성이다. 오르가즘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한 Sex는 여성에게 수많은 질병을 안기는 매우 해로운 행위이다. 남성들은 배우자의 아랫배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웃는 것은 어떨까?
복식호흡 다음으로 좋다. 웃다가 배 아파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계속 그 자리에 있다가는 배가 터져 버릴 것 같아서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 혼자 웃음을 진정시켰던 기억을 떠올려 보라. 배 안의 모든 근육들이 요동을 친다. 복식호흡보다 훨씬 파워가 크다. 다만 세상이 웃음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웃으면 복이 오는 이유가 있는 것이며, 자주 웃을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하여 건강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수다는 어떨까?
웃는 것 다음으로 좋다. 하지만 이것에도 함정은 있다. 재미난 이야기로 깔깔대는 수다는 할 일과 집안 살림을 때려치우지만 않는다면 다다익선이다. 사실 웃는 것의 범주에 포함되기에 복식호흡보다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뒷담화나 음험한 계략수립을 위한 수다는 너무 큰 독이 된다.
 
침 치료나 뜸 치료는 어떨까?
매우 좋다. 전문가가 시술하여 화상이나 기타의 부작용만 없이 시행된다면, 시간이나 비용에 대비하여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멋진 치료이다. 아울러 복식호흡 & 명상 & 웃음요법 & 식이요법 등과 손발을 맞춘다면 지극히 건강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가만히 손을 넣어 보자.
부드럽고 말랑하며 따스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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